Clown

가을 스치는 웃음에

민동하

우뚝한 봉우리 마저 수줍어
고개숙인 눈물은 폭포로 떨구고,
나는 깔깔대는 펜을 든 광대요

하늘이 너무 높아 서러워,
구리경 한 귀퉁이 멍든 얼굴은
초록은 태양으로 스러지고
눈감은 향훈은 바닷빛 안개로 감기는가

마지막 잎새 장난 같던 아우성도
사자의 포효에 꺼짐인데,
광대의 웃음은 –
창천을 긋는 펜이 된다

언제부터 별을 잊은 시계유리빛 물망울은
황급한 철새 띄운 손수건
낙엽은, 철새의 그림자
노을에 담뿍 담긴 광대

그림자는
가을 풋바람 품고 도심으로 걸어든다
새삼스런 만남, 종잡을 수 없는 눈총…
별이 신기한 광대의 웃음이여
다시 낙엽으로 날리는가
풋풋한 하늬바람에 뭉실한
얼굴 에어라

하하하…
광대야 잊지마라,
광대는 별인 것을, 웃음인 것을

 


(1982)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