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ed Doggie

심심한 개

Dong-Ha Min


오늘도 늘 그렇듯 하루종일 혼자 드러누워 있다.
무엇인가 할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또 꿈이었나보다.

반쯤 늘어진 눈꺼풀 위로 집적거리는
파리도 이제 더 이상 귀찮지 않다.
축축한 코만 한번 더 문질러 본다.

매일 같은 태양, 문 밑으로 보이는 앞동산,
같은 대문 그리고 담장,
흙먼지 날리는 이 마당도 오늘도 다를게 없다.
오늘도 옆집 철이네는 같은 시간에 장독 뚜껑을 열어젖힌다.

심심한 입을 다시며
밥그릇을 비스듬히 쳐다보지만
찌그러진 그릇은 아직도
텅 비어있다. 해가 더 기울어야지.

영이 엄마 따라 장에도 가보고 싶은데. 쩝.
언덕 너머 종소리 나는 예배당에도 달려 가보고파.
앞마당에 우뚝 선 사철나무도 나 같을까.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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