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anced Science

Dong-Ha Min

첨단 과학과 어린이 교육

1995년 2월, 미국의 왕복 우주선 디스커버리호가 몇명의 러시아 과학자들을
태우고, 지구 밖 궤도를 돌고 있는 러시아 우주 정거장 ‘미르’와 약 11 미터
거리를 두고 시속 수만 킬로미터로 날아가며, 랑데부 비행에 성공했다. 이들
중에는 몇해 전 ‘미르’에서 직접 약 1년간 체류한 기록을 갖고 있는 러시아
과학자도 있었다. 양쪽 우주선의 승무원들이 웃으며 상대방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정답고 부럽게 느껴진다. 올 6월에는 아틀란티스호가 ‘미르’와
도킹하는 비행을 하게된다. 과거에 서로 적대적인 경쟁을 하던 관계지만,
이제는 이들 뿐 아니라 각 선진국들이 공동으로 협력하여, 정말로 지구
공동체를 상징하는 다국적 우주 정거장을 건설, 운영하는 것이 현실로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을 현실로 겪을 이들은 바로 우리 자녀세대의 어린이들이다.
미래를 주도해 나갈 이들에게 지금 개발되고 있는 미래의 과학을 소개해주고,
더 나아가 직접 첨단장비의 운용에 경험을 갖게 해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주울베른의 해저2만리 소설과 ‘Star Trek I’
프로그램을 보며 미래의 꿈을 키웠고, 아폴로 우주선의 달나라 착륙을 보면서
공상소설이 현실화 될 수 있음을 직접 보고 확인하며 자란 세대이다. 지금
우리는 어린이 세대에게 무엇을 꿈으로 주고 있는가 돌아보아야 한다.

NASA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UC) 산하의 Cal Space
연구소에서는 머지않아 발사되는 인공위성의 자료 송수신 및 궤도계산,
그리고 사진전송과 같은 부분에 몇 시범 초.중학교의 어린이들을 참여시켜,
그들이 과학 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과학 관측 위성이 발사되면, 그 비행하는 궤도를 직접 계산해보고
확인하며, 전송하는 사진자료들은 교실에서 인공위성과 통제소 간의 실시간
연결로 받아 교사들과 토의하며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바닷속 수천 미터 깊이에 잠수하여 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는
해양학자들이 학교 교실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수면에 떠있는 잠수정 모선과
연결된 음성영상 전송선과 모선의 인공위성 중계시설을 통해, 실시간으로
심해의 해저온천과 심해 생물, 지질상에 대해 설명해주고 질문에 답하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이른바 제이슨 프로젝트로,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발라드
박사팀이 잠수정 Jason 을 타고 온 대양과 지중해, 대륙 내의 깊은 호수등을
누비며, 아직도 우리 기억에 남아있는 타이타닉호, 비스마르크호와 침몰된
선박들의 현재 모습들을 우리에게 생생히 전해주고 있다. 심지어는 지상
통제센터의 원격 조종장치를 어린이들이 직접 조작하여, 잠수정의 로보트
팔을 움직여, 시료를 채취하는 실습을 하기도 한다. 지금 어린이 세대는 아직
복잡한 방정식과 어려운 역학에 대해 알 지 못하지만, 여러가지 컴퓨터
게임과 원격 조종기능에 대해서는 상당히 익숙해 있다. 이들은 마치 컴퓨터
오락을 하듯이 조이스틱을 움직여 수천미터 밑의 잠수정의 로보트 팔을
움직이고, 전혀 새로운 장면에서도 이들은 게임기의 새로운 장면을
받아들이듯이 큰 무리없이 적응해 나가는 것이다. 어른들이 과연 이
어린이들처럼 이러한 첨단장비들을 아무런 긴장없이 즐겁게 웃으면서 다룰 수
있을까? 지금의 어린이 세대는 미래에 닥칠 이러한 변화에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위에 언급한 첨단과학 체험계획들은 몇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프로그램에 자칫 낭비로 비칠 수도 있는 어린이
참여계획을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점이고, 둘째는 우주 과학과 해양학 등의
학문 분야를 어린이들이 과학분야에 눈뜨게하는 일차적인 매체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어린이들이 우주와 지구를 이해하는데 심각하게 관심을
갖게될 때, 이를 뒷받침하는 기초 과학의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세째는 우주와 해양, 이 두 영역이 모두
우리가 미래에 개척해서 생활터전으로 삼아야하는 숙명적인 미개척지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프로그램에의 어린이 참여 시도는 미래의 주역들에게
과연 그들이 장차 어떤 분야를 개척해야 하는지, 또한 지금 우리 어른 세대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인지시키는
시도라 생각된다.

한국의 어린이들도 이와 같은 경험을 속히 해야한다. 한국의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미래의 비젼으로 보여주고 가르쳐줄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겠다. 이러한 시도는 폭로성 연구결과로 사회에 일파만파로
충격을 주는 일부 학자들의 대중과시용 홍보와는 구분되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엑스포 행사나, 얼마 전에 있었던 녹색지도 만들기 운동 등은
나름대로 어린이들에게 무언가에 참여하며 생각하며 경험하는 기회를 준 예라
생각된다. 한국의 대학과 연구소들은 아직도 그들의 연구를 다시 일반
대중에게 교육, 홍보하는 면에 대한 인식이 미약하다. 너무나 초라한
과학관과 박물관, 그리고 일반에게는 어렵고 고상하지만 시골 샌님같이 자기
세계에 안주하고 있는 상아탑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 자녀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세계 모든 나라의 어린이들과 잠재적인 무한 경쟁을
시작해야 하는 세대이다. 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쳐 꿈을 가지고 그 소질을
다양하게 계발하고, 그 역량을 인류 복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름도 거창한 2살 영재교육이나 기계식으로 반복되는 과중한
과외교습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자녀들이 훗날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부모 세대가 되어야 하겠다.
(950209)